EU, 안 팔린 옷 소각 이제 못한다? 미판매 의류·신발 폐기 금지 규정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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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럽연합(EU)에서 시행된 흥미로운 환경 규제 하나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팔리지 않은 옷과 신발을 마음대로 폐기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인데요.

 

패션업계에서는 꽤 큰 변화라서 한 번쯤 알아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언제부터 시행되나요?

 

2026년 7월 19일부터 EU 역내 대기업들은 팔리지 않은 의류, 의류 액세서리, 신발을 소각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

중견기업(medium-sized companies)은 조금 여유를 두고 2030년부터 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됩니다.

소규모·초소형 기업은 이번 규제 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요.

 

이 규정은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한 에코디자인 규정(ESPR, 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을 근거로 만들어졌는데, ESPR 자체는 2024년에 이미 발효되었고 이번 소각 금지 조치가 그 첫 번째 구체적인 실행 사례라고 하네요.

 

 

왜 하필 옷과 신발일까?

 

유럽환경청(EEA)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 유통되는 섬유 제품의 약 4~9%가 사용도 되기 전에 폐기된다고 합니다.

양으로 따지면 연간 26만 4천 톤에서 59만 4천 톤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죠?

 

멀쩡한 새 제품을 그냥 버린다는 건, 그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원자재, 물, 에너지, 노동력까지 통째로 낭비되는 셈입니다.

게다가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생각하면 이중, 삼중으로 손해인 거죠.

그래서 EU는 여러 제품군 중에서도 환경 부담이 특히 큰 섬유 제품을 첫 번째 규제 대상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기업들은 이제 뭘 해야 하나요?

 

앞으로 기업들은 안 팔린 옷과 신발을 그냥 버리기 전에, 다음과 같은 순서로 처리해야 합니다.

 

- 할인 판매나 대체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하기

- 자선단체나 사회적기업에 기부하기

- 수선, 재정비, 재제조를 거쳐 재사용 가능하게 만들기

 

이 과정을 모두 거치고도 정말 폐기가 불가피한 경우에만, 그것도 재활용을 최우선으로 하는 '폐기물 처리 위계(waste treatment hierarchy)'를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폐기가 허용되는 경우는?

 

물론 예외는 있습니다.

- 제품이 안전하지 않거나 손상된 경우

- 위조품이거나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인 경우

- 자선단체나 기부 프로그램에서 인수를 거부한 경우

 

다만 이런 예외를 악용하지 못하도록, 기업은 관련 서류나 시험 결과 같은 증빙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하고, 매년 자신들이 폐기한 물량에 대한 보고서도 공개해야 합니다.

 

 

위반하면 어떻게 되나요?

 

각 회원국의 감독 당국이 규정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기업들은 관련 기록을 5년간 보관해야 점검에 대응할 수 있고요.

다행히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쓰던 관세·물류 코드를 그대로 활용해서 보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하네요.

 

 

마무리하며

 

이번 규정은 그냥 '재고를 버리지 마라'는 단순한 얘기가 아니라, 유럽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로 얼마나 진지하게 방향을 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의 대량 소각 관행에 제동을 거는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앞으로 이 규정이 실제로 얼마나 잘 지켜질지, 그리고 다른 제품군으로도 확대될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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